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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신조선통신사

참가후기

<신조선통신사 7기 참가 후기>

조상민

 

 

  89일 간의 신조선통신사 활동은 개인적으로 내년에도 꼭 참가하고 싶을 만큼 만족스럽고 저의 예측을 뛰어넘은 퀄리티를 지닌 대외 활동이었습니다. 89일의 일정 중 하루라도 허투루 쓰지 않는 아주 알찬 기행이었으며, 이를 뒷받침 해주는 숙소와 식사, 교통수단 모두 만족 만족 대만족이었습니다.

부산에서 19년을 살았지만, 부끄럽게도 조선통신사의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되는 곳이자 해신제를 지냈던 중요 유적인 영가대의 위치와 존재를 몰랐었는데 이번 활동을 통해 확실하게 알게 되었고, 앞으로도 종종 방문하거나 부산 지인들에게 알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부산항에서 배를 타고 일본을 가본 경험은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 활동을 통해 부관페리를 타고 시모노세키로 갈 수 있어 아주 새로웠습니다.

도착지인 시모노세키의 아카마 신궁에서는 헤이안 시대가 끝나고 가마쿠라 막부가 세워지게 되는 결정적인 전투와 그 전투에서 희생되어 지금까지도 신으로 추앙받는 안토쿠 천황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히로시마 원폭 박물관에선 원폭 피해자들의 실제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는데, 이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원폭이 사용된다면 그건 남한과 북한 둘 중 한 곳에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이러한 상황을 피해가고 평화를 지켜내기 위해선 반드시 일본, 미국과의 지속적인 교류와 동맹이 절실함을 느꼈습니다.

고치소 이치방칸에선 통신사 일행을 접대하기 위해 시모카마가리 사람들이 얼마나 정성과 돈을 들였는지를 잘 알 수 있었으며, 지금도 먹기 힘든 진수성찬들을 보며 저도 한 번 저 음식들을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치쿠린지에서는 소동으로 통신사를 따라왔다 병을 얻어 타지에서 죽고만 김한중의 묘비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저도 기행 과정에서 피로로 인해 입술에 수포가 생기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술자리에 참여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서 당시 사람들이 왜 먼 여정에서 여독이 쌓여 병이 드는지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오사카 킨다이 대학교 한국어학과 학생들과의 교류회는 단연코 신조선통신사만의 백미였습니다. 대학교 건물들도 너무 이쁘고 시설도 좋아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고 학생들과 교수님도 너무 친근하고 유쾌하게 잘 다가와주고 교류회 구성을 잘해주셔서 편안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교류회가 끝난 후 함께한 만찬회는 평생 잊을 수 없을만큼 맛있고 재밌는 시간이었습니다. 너무 좋았던만큼 아쉬움이 커 기회가 된다면 교류회 시간을 더 늘리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메노모리 호슈 기념관에선 과거와 현재의 한일관계에 있어 어쩌면 가장 중요한 단어일 수도 있는 성신(誠信)의 자세에 대해 자세히 배울 수 있었습니다. 과거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로 인해 일본에 의한 엄청난 피해를 당했던 한국이기에 국민들의 반일 감정은 극에 달합니다. 이러한 감정들을 줄이면서 일본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해나가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신뢰와 진실한 마음을 바탕으로 한 믿음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말년을 보낸 슨푸성에선 한일 관계와 국민 정서에 관한 교수님의 강의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일본의 침략과 여러 만행을 절대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역사적 측면에서 조선의 당파로 인한 국론 분열과 전쟁 대비 소홀, 세도정치로 인한 부정부패, 쇄국으로 인한 급변하는 정세 대비 미흡이 일본의 침략을 야기한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곧 조선의 불행한 역사를 100% 일본의 탓으로 돌리며 반일만을 외칠 것이 아니라 과거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앞으로 같은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양보와 타협을 통해 실리를 추구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선통신사는 단순한 우호 사절의 파견을 넘어서, 양국이 함께 연출했던 성숙한 국제 의식의 표현이었습니다. 또한, 서로 간의 양보와 배려, 희생을 통해 양국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서로 윈윈하며 평화를 이루어냈다는 의의를 지니고 있습니다.

한일 간의 지속적인 교류와 발전을 통해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우리 청년세대가 이러한 조선통신사의 의의와 역할을 본받아 국민들의 반일 감정과 일본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시키고 한일 교류의 최전선에 서야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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