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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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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하는 단체인가요?” “우리는 新 조선 통신사입니다.”

 

 '청춘(靑春)’의 상징인 푸른색 옷을 입고, ‘新 조선 통신사를 왼쪽 가슴에 새긴 나는 대학생 新 조선 통신사이다일본을 처음 간다는 기대감그리고 조선통신사의 발자취와 숨결을 맡을 수 있다는 설렘을 한가득 지닌 채 나는 부산항에 도착하였다어색함이 감도는 자리 위 우리는 일본으로 향하려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그때 한 노부부가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뭐하는 단체인가요?” 나는 “ 新 조선 통신사입니다.” 라고 말했다그 순간 나는 400년 전 조신통신사의 행렬 속에 서있었다.

 

부산에서 출발하여 시모노세키를 지나 히로시마후쿠야마오사카교토나고야시즈오카하코네 그리고 도쿄까지의 여정은 과거 조선통신사의 여정이자 이제는 新 조선 통신사인 나의 여정이 되었다조선통신사가 바라보았던 풍경은 내가 바라본 풍경이 되었으며그들이 걸었던 길은 이제 내가 걸었던 길이 되었다그렇다면 내가 조선통신사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 때문인가바로 그들의 역사와 유적 그리고 숨결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 아닌가역사는 유물과 유적을 낳고유물과 유적은 역사를 증명하는 것과 같이이는 과거 조선통신사를 증명하는 것과 동시에 400년 전 한일 양국의 선린우호의 사상을 그 어떤 것 보다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지나온 모든 길과 유물그리고 유적은 조선통신사를 증명하는 것이며, 400년 전 한일 양국의 선린우호사상을 보여주고 있기에 우리는 이를 알고 또한 알려야 하는 의무가 존재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그렇다면 왜 우리가 알고 또한 이를 알려야 하는가바로 조선통신사를 통해 이루어진 문화의 교류와 한일의 선린우호 사상은 결코 무의미한 것이 아니었으며이러한 유의미한 역사를 재창조 하여 새로운 한일 평화와 선린우호의 정신을 부활시키는 것이 우리 新 조선 통신사의 의무이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시즈호카현()의 세이켄지 사찰 입구에는 경요세계(瓊瑤世界)’ 라 적혀있다. ‘구슬 경()’, ‘아름다운 옥 요()’, 그리고 세계(世界)’. 이 경요세계는 바로 한국과 일본의 사이를 나타내는 말이라 할 수 있다두 개의 구슬이 스스로 빛을 내고서로의 빛을 반사해 비추면서 온 세상을 밝힌다는 의미를 지닌 경요세계이것이 우리 新 조선 통신사가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모습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왜란이 남긴 일본을 향한 부정적인 이미지와 더불어 문화적으로도 뒤떨어진 류 국가라고 생각했던 시선들은 조선통신사를 통하여 차츰 개선이 되었고, 한국과 일본은 많은 유적과 유물을 남기며 그 관계를 증명하였다. 하지만 현 한국과 일본의 사이를 되돌아본다면 조선통신사가 파견되기 전 왜란 당시의 인식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막연한 양국의 우호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아닌 조선통신사의 발자취를 따라가 당시의 선린우호 사상을 계승하여야 하며, 이러한 사상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선두주자는 바로 우리 조선 통신사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한 때는 적이 되어 칼을 들고 만나고한때는 평화를 위해 손을 들고 서로를 안아주던 한국과 일본의 역사,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의 해답은 공유(共有)를 통한 공존(共存), 그리고 공존을 통한 공생(共生)’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의 요인들은 많이 존재한다. 공유와 공존, 그리고 공생을 위해 한국과 일본이 지니고 있던 서로의 문제들을 묻어두고 가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 이겨내고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지니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한국과 일본의 최고의 역사 조선통신사를 되짚어 보는 것이다.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것을 찾아내려 노력하고 갈망할지도 모른다하지만 진정한 해답을 찾을 때에 때로는 과거에 현전했던 것을 다시금 새롭게 재창조 하여 현존하게끔 이끌어 내는 것이 최고의 해답이 될 수도 있다. 그 해답은 조선통신사의 길을 한국과 일본이 재창조 해내는 것이다. , 과거 400년 전 조선통신사를 통하여 만들어진 선린우호 사상을 이끌어 내고 양국 간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서 한국과 일본은 조선통신사의 길 위에 다시 올라야한다고 말하고자 한다.

 

89일간의 여정. 그리고 조선통신사. 그들이 걸었던 여정위에서 나는 조선통신사가 되었다. 조선통신사가 남긴 유적과 유물은 역사의 한 획을 증명함과 동시에 어쩌면 우리에게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주기 위해 남아있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수많은 유적지와 시간들 속 나는 400년 전 조선통신사와 대화를 하였고, 그들의 행렬 속에서 같이 움직였다. 그리고 다시 현재의 나로 돌아왔다. 현재로 돌아오면서 조선통신사는 나에게 열쇠를 쥐어주었다. 조선통신사가 준 해결의 열쇠, 한국과 일본의 선린우호사상의 재탄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열쇠, 나는 이제 열쇠를 널리 알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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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의 마지막, 대사관에서 모두가 함께 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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