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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조선통신사

600년 전 한일 평화 사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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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4년 조선과 일본 사이에 교린관계가 성립되자, 조선 국왕과 일본 막부 쇼군은 양국의 최고 통치권자로서 외교적인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각각 사절단을 파견했다. 이때 조선 국왕이 막부 쇼군에게 파견하는 사절을 통신사(通信使), 쇼군이 조선 국왕에게 파견하는 사절을 일본국왕사(日本國王使)라고 했다.

 

  통신은 두 나라가 서로 신의(信義)를 통하여 교류한다는 의미다. 통신사의 파견이 실제로 이루어진 것은 1429년 교토(京都)에 파견된 정사 박서생(朴瑞生)의 사절단으로, 최초의 통신사라고 할 수 있다. 임진왜란 전에는 주로 왜구 금지 요청을 목적으로 파견됐으나, 왜란 뒤에는 강화와 포로들의 쇄환(刷還), 일본 국정의 탐색을 목적으로 파견됐다. 1636년 이후는 막부 쇼군의 습직(襲職) 축하가 주임무였다.

    파견 절차는 일본에서 새로운 막부 쇼군의 승습(承襲)이 결정되면, 조선 조정에서 중앙관리 3인 이하로 정사부사서장관을 임명하고 300~500명으로 구성되는 사절단을 편성했다. 여정은 한양을 출발하여 부산까지는 육로로 간 뒤, 부산에서부터는 쓰시마(對馬) 도주(島主·조선 시대에 대마도의 영주를 이르던 말)의 안내를 받아 해로를 이용했다. 이때 쓰시마를 거쳐 시모노세키(下關)를 통과해 일본 각 번의 향응을 받으며 오사카(大阪)의 요도우라(淀浦)에 상륙했다. 그 뒤 육로로 교토로 갔다. 조선 후기에는 쇼군이 에도(江戸·지금의 도쿄)에 있었기 때문에 최종목적지는 에도가 되었다.

 

  에도에 도착한 통신사 일행은 쇼군에게 국서를 전달하고 쇼군이 베푸는 연회에 참석했다. 쇼군의 답서를 기다리는 동안 통신사 일행은 마상재(馬上才)를 하거나 쓰시마 주의 연회와 공연을 즐기기도 했다. 회답서의 초안이 양측을 오가며 수정된 후 마침내 회답서가 도착하면 삼사와 제술관은 예를 다해 받들고 이로써 국서전명(國書傳命)의 사명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인삼, 호피, 비단 등 준비해 간 예단을 전달하고 쇼군으로부터는 금병풍과 말안장 등의 고급 공예품을 예물로 받았다.

  막부 쇼군에게 조선 국왕의 국서를 전달한 통신사 사행은 대개 6개월~1년이 소요됐다. 그들은 방문하는 곳마다 서화시문 등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그것이 화려한 행렬도가 그려진 병풍회권판화 등의 형태로 전해진다. 또 그들은 귀국 후 일본에서 겪은 일들을 여러 형태로 남겼다. 이는 『해행총재(海行摠載)』라는 견문록으로 엮어져서 당시 두 나라 간의 외교적인 역할 및 문화교류의 실상을 보여준다.

  1811년 통신사 이후 다시 통신사 파견이 거론된 것은 제12대 장군이 습직한 1837년 이후였다. 쓰시마에서는 1839 12월 조선으로 외교사절을 보내어 통신사 파견을 연기했다. 당시 일본에서는 기근, 반란 등 굵직한 국내 문제들이 많아 막부에서 통신사를 맞이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1841 5월에 통신사청래차왜(通信使請來差倭)가 왜관에 와서, 통신사를 1844 12월 쓰시마에서 맞이하고 싶다는 일본 막부측의 의견을 전달했다. 1811년 역지통신(易地通信)의 전례를 따른 것이었다. 조선은 1811년 통신사는 임의적인 것으로 선례가 될 수 없으며, 파견 시기 등을 막부에서 일방적으로 정한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양국 간의 교섭을 통해 결국 1846년에 쓰시마 역지통신을 실시한다고 결정했다. 이후 다시 오사카(大阪) 역지통신이 제기되면서 1856년으로 연기되었다. 통신사 파견 교섭이 진행될 때 에도성(江戶城)에 화제가 난 것을 계기로 다시 1866년으로 연기되었다. 이러는 가운데 막부의 쇼군 역시 제12대에서 제13대로 바뀌고, 13대가 재위 5년만인 1858년에 사망해, 통신사는 제14대 축하사절로 다시 교섭을 시작했다. 이러한 막부 쇼군가의 변화와 관련하여 통신사는 1866년에서 1876년으로 또 연기되었다. 19세기 통신사 파견은 양국의 경제적 부담, 조일 교린관계를 바라보는 인식 변화 등에 따라서 결국 이뤄지지 못했고, 이후 일본의 개항과 근대화에 맞물려 양국 관계는 급변하게 된다.

 

역대 통신사 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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