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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후기

정종훈(성균관대학교 시스템경영공학과)
열흘간 경험했던 대학생 新조선통신사 프로그램, 조선시대 한양에서 출발하여 일본의 에도까지 수백 명의 대사절단으로 평균 9개월이나 소요되었던 조선통신사 행렬은 과거 그 자체로 우리 선조들의 훌륭한 문화유산이었다. 선조들의 길을 따라가는 이번 여정은 역사, 문화,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립하기도, 때로는 공존하기도 했던 우리나라와 일본을 그 조선통신사라는 키워드 안에서 배우는 시간이었다. 

 

유난히 화창한 날씨의 맑은 하늘에 방문했던 귀무덤, 그늘진 그 모습이 가라앉은 우리들의 심정을 나타내는 듯 하다.

막연한 이미지나 느낌으로만 다가오던 일본에 대해서 이번 여정중 나에게 와 닿은 것들은 다양했다. 그중 조선통신사와 우리 역사에 관련된 부분만 짧게 풀어보려 한다. 우선으로,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을 직접 마주할 수밖에 없어 안타까웠다. 그 옛날 조선통신사들의 귀무덤 방문과 근처에 있었던 도요쿠니 신사에서의 만찬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당시 파견된 사절단들의 마음은 지금 이시대의 우리가 느끼는 슬픔의 몇 배로 나타낼 수 있을까 하고 사뭇 진지하게 추모했었다.

또한 히로시마 평화공원의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에서는 자의적 타의적으로 일본에 오게 된 우리 선조들이 히로시마 원폭투하로 인한 죄 없는 희생을 안타깝게 기릴 수밖에 없었다. 그에 이어 우리는 이들을 분하게 생각하면서도 두 장소와 희생자들을 꼭 기억하여 다시는 이와 같은 억울한 희생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다음으로는, 역사인식이 부족했던 내 스스로가 아쉬웠다. 이공계 전공자라는 스스로의 합리화로 다소 기피했던 인문학적 소양들이 절실했던 여정이었다. 무지했던 내 역사지식에 대한 부분을 이번 여정으로 조금이나마 채우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관심을 이어나가겠다.

마지막으로는 일본에서 사료와 유적을 볼 때 작은 규모라도 세심하게 신경 써서 관리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역을 불문하고 정갈한 거리를 보고 감명 받은 일본이었지만, 방문자들이 상시 오고가는 유적지 부근도 항상 깨끗하게 유지되는 것이 놀라웠다. 또한, 본인이 담당하는 사료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철저한 관리를 하는 모습에서 자부심이 느껴졌다.

일본의 기본적 정신은 ‘의리’에 기반한다고 사전 오리엔테이션에서 들었다. 이러한 모습이 본인에게 주어진 바를 충실히 하여 자신을 저버리지 않는 ‘나에 대한 의리’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내가 앞으로 맡게 될 일에 대해서 마음가짐을 되돌아 볼 때 필요한 올바른 태도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항상 정돈된 상태의 골목과 거리는 일본에서 가장 인상깊은 요소 중 하나이다.

영국의 역사가 콜링우드는 “역사는 죽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 속에 살아있는 과거다.”라고 말했다.

이제는 우리 新조선통신사가 그 고유한 문화유산의 현대적 의미를 생각하여 현재 속에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계승할 때이다. 조선통신사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관심을 환기시키고, 더 많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조선통신사를 알릴 필요가 있다. 함께한 참가자들 대부분이 이번 여정을 기점으로 조선통신사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막연하게 어려운 역사의 관점이 아닌 국민들이 직접 체험하고 그 주제를 주변 사람들과 공유할 콘텐츠를 개발한다면 한발 빠르게 조선통신사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만큼이나 일본은 조선통신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관련 사료와 유적에 대한 관리가 철저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에 따라 우리는 앞으로 그 훌륭한 문화유산이 어떻게 하면 올바른 방식으로 후대에 전해질 것인가 하는 부분에서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아가 우리 참가자 모두는 현시대의 新조선통신사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민간 글로벌대사로서 올바른 국제화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대외적인 교류를 함에 있어서 선조들의 뜻이 담긴 ‘믿음(信)를 통한 교류’의 의미를 되새기며 현 시대에 알맞은 新조선통신사의 면모를 보여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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