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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후기

최병휘(한국외국어대학교 우크라이너어과)

요즘과 같이 추운 겨울, 겨울철 거리 모습을 생각하면 쉽게 떠오르는 모습 중 하나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군고구마를 파는 모습이다. 어릴 때부터 시골 할머니가 보내주신 노란 호박고구마를 먹는 재미는 겨울이 기다려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다. 이렇게 생활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구마가 조선통신사와 연관이 되어있다는 점은 매우 생소한 사실이다.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갔던 조엄이 1763년 처음 대마도에서 고구마를 들여왔다. 조선통신사는 고구마뿐 아니라 고추, 토마토 등도 일본에서 들여왔다고 전해진다. 생소하고 멀리만 느껴졌던 조선통신사의 흔적이 알고 보면 우리 곁에 가까이 있었다.


2017년은 조선통신사에게 새로운 도약의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바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발표가 나는 해이기 때문이다. 이번 탐방에서 만난 관계자 분들은 조선통신사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해주셨다. 이를 위해 한일 양측이 공동의 목표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열심히 준비해 왔다고 한다.

이러한 조선통신사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의 의미를 3가지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단일 국가가 신청•등재하는 사례가 아니라, 아시아 국가가 마음을 모아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 신청을 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한국 측의 ‘재단법인 부산문화재단’과 일본 측의 ‘조선통신사 연지연락협의회’가 여러 가지 공동 활동을 통해 조선통신사의 유네스코 등재에 박차를 가해왔다.

두 번째, 한•중•일 동아시아 삼국의 평화공존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조선통신사의 가장 큰 핵심 아이디어는 ‘성신교린’, 즉 ‘서로 속이지 않고, 다투지 않으며, 진실로써 교류하는 것’이다. 1607년 조선통신사가 처음 일본을 방문한 이후 200년 간 한일 평화의 시기가 펼쳐졌다. 양국의 ‘평화’를 가져왔던 조선통신사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다면, 동아시아 삼국의 평화협력 모델을 재구상해 나가는데 큰 밑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한일관계 개선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조선통신사는 한일 양국이 공유하고 있는 ‘긍정적인 기억’이다. 이러한 기억을 바탕으로 한일 관계의 새로운 페이지를 펼쳐나가는데 조선통신사가 매우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쇼코쿠지 지쇼인 <한객사장>. 1711년 정사 조태억을 비롯한 삼사와 서기, 제술관 등이 당시 접반승 벳슈 조엔의 시에 증답, 차운한 시문 벳슈의 높은 인품과 탁월한 시재에 대한 찬사와 벳슈와의 아름다운 인연을 노래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탐방 일정 중 니시노 준야 교수의 한일 관계에 대한 강연을 듣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인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마치 봄 날씨 같다고 느껴졌다. 춥고 바람이 불기도 했다가, 따뜻한 봄기운이 찾아오기도 하고, 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가 밝은 해가 나타나기도 한다. 한일 국교정상화 51주년을 맞이한 이후에도 양국은 우호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영토문제, 역사문제 등으로 여러 갈등을 빚고 있다. 이런 한일 양국 관계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新조선통신사로 일본 곳곳을 다니면서 느끼고 생각해본 결과 한일 양국은 서로의 다른 점을 강조해 불신과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기 보다는, 양국이 함께 가지고 있는 공통점을 부각하여 우호와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할 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관계 형성의 시발점은 ‘민간 교류’라고 생각한다.

 

 

12월 19일 오후 일본 시즈오카시 센추리호텔에서 열린‘대학생 신(新)조선통신사 한·일 청소년 교류회'

시즈오카현 대학생들과 교류를 하면서, 일본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고, 일본 친구들이 모르고 있던 한국에 대해서도 알려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하였다. 이런 민간 차원에서의 교류가 통신(通信), 즉 믿음으로 통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것이 조선통신사의 정신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일 양국이 절친(Best Friends)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행사를 주최한 조선일보, 외교부를 포함한 모든 관계자 분들과 여정을 함께한 新조선통신사 2기 멤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新조선통신사라는 이름으로 만났던 일본 친구들과 함께 따끈한 군고구마를 먹으며 서로 통신(通信)할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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