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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후기

허은진 (동국대 철학과)

어떤 나라의 현재 문화와 생활방식을 이해하는 것은 그 나라의 역사를 통해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성취될 수 있을 것이다. 그에 더해 현재 국가와 국가가 맺는 외교관계는 역사적 이해를 통해 진보할 수도 퇴보할 수도 있다. 한국과 일본의 외교적 관계에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접점이 많아지는 요즘, 대학생으로서, 20대로서, 청년으로서 현재 상황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행동해야할까? 나는 어떤 입장을 취하기 전에 한국과 일본의 외교적 관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고 그 과정에 있어서 이번 대학생 조선통신사로서의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주일이 조금 넘는 이번 일정 동안 우리가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기념 행사에 이어 일본을 방문하는 만큼 국교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후쿠젠지나 죽림사같은 과거 조선통신사들의 손길이 닿은 장소를 답사하면서도, 배광웅 교수님과 니시노 준야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면서도 우리는 과거를 보면서 어떻게 현재를 좀 더 개선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지 고민했다. 그리고 그러한 고민들 속에서 역시 정치든 외교든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생각에 일본의 음식, 옷, 습관, 언어, 문화와 같은 일상적인 것들에 눈길이 갔다. 개인이 모여서 대중이되고 그 대중은 국가를 대표하게 되므로 개인을 만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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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와 같은 대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다. 유쾌한 친구들이 많아서 헤어질 때도 정말 아쉬웠다.

그런 의미에서 교토 조형 예술 대학과의 교류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교토 조형 예술 대학에서의 프로그램은 우리와 같은 나이대의 일본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예술  대학이니만큼 외교와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는 어려웠지만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와 비슷한 나이의 일본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이야기 할 수 있었다. 이것은 여담이지만 순식간에 친해진, 3월에 서울에 온다는 한 학생과는 서울에서 만나기로 약속까지 했다. 짧았지만 자유롭게 자기의 생각을 이야기 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 기억에 많이 남고 헤어질 때도 참 많이 아쉬웠다. 

교토 조형 예술 대학교에서 이야기 하지 못 한 역사와 현재 한국과 일본의 외교관계에 대한 부분은 게이오 대학교 정치학과 니시노 준야 교수님의 강의에서 어느 정도 질문할 수 있었던 것 같다. 50년 동안의 한일관계와 양국의 외교안보 전략, 앞으로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교수님이 진단하는 양국의 관계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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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뒤를 따라 다니며 들었던 강의와 이야기들, 그리고 8박 9일 동안 함께 지냈던 사람들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또 그리워 할 것이다.

여러 교수님들과 사찰의 주지스님들, 그리고 우리와 같은 학생들과의 만남들도 모두 소중했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을 사람들은 8박 9일의 일정동안 동행했던 교수님과 단장님, 그리고 나와 같은 한국의 대학생으로서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사람들일 것이다. 교수님 뒤를 따라 다니며 들었던 강의와 설명들이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또한 내 나이 또래의 학생들과 같이 다니면서 난 일본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만 있었지 우리나라의 대학생들의 생각은 어떤 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음을 느꼈다. 평소에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만을 만나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내 생각의 폭이 좁아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타인, 혹은 타국을 이해하기에 앞서 스스로와 자국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관계를 맺는 데에 있어서 바람직한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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