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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후기

이현구 가톨릭대학교(국제관계학과)

나는 여행을 다닐 때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을 찾아가보고책자와 안내문 등을 보며 당시를 상상하고 현재의 모습과 비교하며 시간의 흐름과 풍경의 변화를 느껴보는 것을 좋아한다하지만 국내에서는 우리나라의 역사를국외에서는 그 나라의 역사를 찾고 접하는 것이 일반적이고또한 해외에서는 온전히 그 나라의 문화와 정취를 느끼는 것이 방문 목적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우리나라의 흔적을 찾으려는 시도를 잘 하지 않고하기도 쉽지 않다그런 점에서 봤을 때 이번 탐방은 나에게 신선한 경험이었다왜냐하면 이 여정은 과거 한일의 우호적인 관계 구축의 선봉이었던 조선통신사들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쓰시마에서부터 후쿠오카교토도쿄로까지 이어지는 통신사들의 길을 따라다니며 그 의미를 되새기고 이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를 알아보는 것이 그 목적이기 때문이다그리고 그 관련 지식들을 국내의 전문가에게 직접 배운다는 것또한 현지 전문가에게 직접 소개 받고 배운다는 것에서 이전에 혼자서 했었던 여행과는 달랐다.

아메노모리 호슈/통신사들이 대접받은 식사를 재현한 종이모형, 그 정교함과 섬세함에서 관리자 분의 열정이 느껴진다
우리는 이번 탐방에서, 조선통신사들이 이곳의 풍경이 여정 길에서 제일이라며 극찬한 후쿠젠지, 통신사 관련 유물이 많이 남아있는 쇼코쿠지 지쇼인 등 수많은 곳을 방문했고, 여러 지식들도 쌓았다. 하지만 9박 10일 간 방문한 그 많은 곳 중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이런 곳들이 아니라 시가현 다카쓰키의 아메노모리 마을이라는 시골에 있는 아메노모리 호슈 기념관이었다. 그곳에서 알게 된 아메노모리 호슈라는 인물은 신기하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했다. 대조선 외교를 전담하며, 일본 최초의 조선어 학습서를 직접 집필하기도 하고, 통신사들의 안내를 맡는 등 그가 한일 간의 우호 관계 형성에 쏟은 열정은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다행스러웠던 것은 그가 평균 수명이 길지 않았던 시대의 사람인 것에 비해 80대까지 매우 장수하며 이러한 우호 관계 형성에 힘썼다는 사실이었다. 한편, 그 기념관을 관리하시는 관리자 분의 열정도 고마웠다. 우리에게 아메노모리 호슈에 대해 설명해주실 때에는 간결하고 귀에 쏙쏙 들어오게 해주셔서 너무 좋았고, 한국인들과의 교류 행사 사진을 보여줄 때에도 너무나 행복한 표정으로 말하셔서 오히려 고맙게 느껴졌다. 또한 기념관은 본인이 손으로 직접 만든 조선통신사들이 일본에서 대접받은 식단 모형과 아메노모리 호슈에 대한 자료, 설명문 등으로 가득 차 있어서 이런 것들에서도 그 분의 열정이 느껴졌다. 이 작은 마을의 기념관에서 느낀 것들이 바로 내가 앞으로 본받고 참고할 만한 모습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고, 한일 양국에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분명 한일 양국은 진정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일대학생 교류회/현재와 미래의 한일관계를 만들어나갈 한일 대학생들의 만남

하지만 우리는 과거 조선통신사의 자취만을 따라간 것은 아니었다일본의 역사를 조금 배워보기도 하고히로시마의 원폭 투하에 피해를 입은 조선인 위령비 앞에서 묵념하기도 하고윤동주 시인이 다녔던 학교를 방문해 시비를 보며 식민지 시절의 아픔을 되새겨 보기도 했다그리고 시즈오카 지역에서는 지역 대학생들과 만나 공연도 관람하고 식사도 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등 좋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전국에서 모인 30명의 서로 다른 경험들을 가진 대학생들과 만난 것그리고 그들과 같이 공통의 관심사를 경험하고또한 경험한 것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해보고 얘기를 나누었던 것은 어디서도 해볼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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