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행을 다닐 때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을 찾아가보고, 책자와 안내문 등을 보며 당시를 상상하고 현재의 모습과 비교하며 시간의 흐름과 풍경의 변화를 느껴보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국외에서는 그 나라의 역사를 찾고 접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또한 해외에서는 온전히 그 나라의 문화와 정취를 느끼는 것이 방문 목적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우리나라의 흔적을 찾으려는 시도를 잘 하지 않고, 하기도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이번 탐방은 나에게 신선한 경험이었다. 왜냐하면 이 여정은 과거 한일의 우호적인 관계 구축의 선봉이었던 조선통신사들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쓰시마에서부터 후쿠오카, 교토, 도쿄로까지 이어지는 통신사들의 길을 따라다니며 그 의미를 되새기고 이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를 알아보는 것이 그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관련 지식들을 국내의 전문가에게 직접 배운다는 것, 또한 현지 전문가에게 직접 소개 받고 배운다는 것에서 이전에 혼자서 했었던 여행과는 달랐다.
하지만 우리는 과거 조선통신사의 자취만을 따라간 것은 아니었다. 일본의 역사를 조금 배워보기도 하고, 히로시마의 원폭 투하에 피해를 입은 조선인 위령비 앞에서 묵념하기도 하고, 윤동주 시인이 다녔던 학교를 방문해 시비를 보며 식민지 시절의 아픔을 되새겨 보기도 했다. 그리고 시즈오카 지역에서는 지역 대학생들과 만나 공연도 관람하고 식사도 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등 좋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전국에서 모인 30명의 서로 다른 경험들을 가진 대학생들과 만난 것, 그리고 그들과 같이 공통의 관심사를 경험하고, 또한 경험한 것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해보고 얘기를 나누었던 것은 어디서도 해볼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