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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후기

이웅 서울과학기술대(영어영문)

일본에 대해서 우리나라와 역사적으로 관계가 좋지 않았고, 과거에 저질렀던 부정한 일들을 회피하려고만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던 나에게 있어 대학생 新조선통신사는 일본, 그리고 한·일 관계에 대한 인식을 크게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탐방을 통해, 국사교과서에 한 페이지 남짓하게만 게재되어 간과하고 있었던 조선통신사에 대한 많은 사실들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30개 학교에서 온 참가 학생들을 지도해주신 강원대학교 손승철 교수님께서는 ‘역사는 점, 선, 면으로 이루어진다. 점과 점을 연결하여 선을 만들고 선과 선을 연결하여 면을 만든다.’ 라는 말씀을 여행 내내 강조하셨다. 교수님의 말씀대로 점에서부터 면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유기적으로 파악하면서, 조선통신사의 배경이 된 역사적 사실들과 더불어 이와 얽혀 있는 다양한 스토리에 대해서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조선통신사가 방문했던 곳들의 경치와 조선통신사를 위한 융숭한 대접에 관한 일화를 보면서, 당시 조선통신사의 위상과 상징성에 대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도모노우라 사진은 도모노우라 후쿠젠지의 절경 앞에서 찍은 단체사진,
토모노우라의 후쿠젠지에서 바라본 풍경은 개인적으로는 9박 10일 일정을 통틀어 가장 절경이었다. 일어서 있을 때는 보이지 않았으나, 자리에 앉아 조선통신사의 종사관 이방언이 후쿠젠지에 앉아 일본 제일의 절경이라며 토모노우라를 극찬했다는 기록이 무색하지 않게, 후쿠젠지에서 바라본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과 같았다. 내내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대마도와는 달리, 후쿠젠지에 도착했을 무렵의 날씨는 해가 중천에 뜬 굉장히 맑은 날씨였다. 토모노우라의 푸른 바다와 햇살이 어우러져 더욱 분위기를 자아냈다. 후쿠젠지 내에는 조선통신사들이 지은 시들이 목판으로 제작되어 보관되고 있었는데, 과연 시구가 절로 떠오를 만한 절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은 나가하마 로얄호텔에서 온천에 들어가기 전 저녁식사 후 찍은 단체사진,
이번 탐방을 통해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느끼게 된 점들이 많다. 특히, 게이오 대학 니시노 준야 교수의 강연은 기존의 일본이라는 국가와 일본인에 대한 나의 인식을 완전히 바꿔주었다. 한국을 잘 알고 한·일 관계에 대해서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일본인으로부터, 일본인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을 허심탄회하게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매우 큰 수확이었다고 생각한다. 니시노 준야 교수는 상대국인 한국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기반으로 일본인들의 관점을 서술하였으며, 냉철한 시각으로 한·일 관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역설하였다. 강연을 듣고 떠오른 다양한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처음으로 양국 관계에 대해 진정한 고찰을 하게 되었다.
사진은 에도 성에서 마지막 답사를 아쉬워하며 찍은 단체사진입니다.
한·일 관계가 호전된다고 해서 양국 간의 갈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왜구의 지속적인 침략, 임진왜란 등의 사건으로 어떻게 보면 현재보다 더욱 갈등이 첨예했을 당시의 정황 속에서 조선통신사는 양국 간의 화해를 도모하는 첨병의 역할을 했다. 조선통신사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통신사 파견에 담긴 깊은 함의를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독도, 위안부, 강점기 강제 징용 등의 갈등 요소가 산재해 있는 현재의 한·일 관계를 호전시키는 것이 그리 녹록치 않은 과제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선인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평화를 통해 상승을 도모하는 노력을 거듭했던 것처럼, 일본이라는 국가와 한·일 국제 정세에 대한 깊숙한 이해가 선행된 이후, 대화가 필요한 부분은 대화를 통해서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뜨거운 가슴을 조금은 식히고, 이성적으로 상대를 이해하고 정면으로 마주하며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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