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참가후기

우성현 인하대학교(행정학과)

‘일본’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도요토미 히데요시’부터 시작해서 ‘임진왜란’, ‘일제강점기’, ‘위안부 사건’, ‘소녀상’ 등 다양한 단어들이 떠오를 것이다. 물론 개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본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릴 단어들은 위와 같이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단어뿐이다.

이러한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혹은 적대감은 특히 스포츠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예로 축구가 그러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이 아닌 타국과의 경기에 대해선 승패에 상관없이 관용을 베풀면서도 특히 일본과의 축구 경기에 대해선 필승이 뒤따라야 한다. 그만큼 우리는 일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가득하다.

하지만 한 개인의 인식은 뜻하지 않은 사고 혹은 사건의 경험을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면서 충분히 변화가 가능하다. 이번 제2회 대학생 新조선통신사를 통한 일본 탐방은 나로 하여금 일본에 대한 인식을 조금이나마 개선시켜준 계기가 되었으며 무엇보다 일본으로의 탐방은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더더욱 색안경 없이 일본을 바라보고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후쿠젠지/'일동제일형승' 이라는 편액과 함께 후쿠젠지에서 바라본 모습으로 옛 조선 통신사가 이 곳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고스란히 느낄 수 장소.

이번 9박 10일간의 여정은 대마도에서 시작하여 후쿠오카, 시모노세키, 히로시마, 교토, 시즈오카, 도쿄 등 과거 조선통신사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과거 선조들이 일본으로부터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 여정 속에서 모든 것을 눈에 담으려 노력했고, 간직하고자 사진을 촬영했다.

조선통신사는 부산에서 출발하여 대마도를 경유, 시모노세키에 도착하여 에도까지 긴 여정을 거치면서 결론적으로 막부에 국서를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각 번주는 거의 5백 명에 달하는 통신사 일행이 에도에 이를 수 있도록 극진한 대접을 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조선통신사 일행으로부터 글씨를 써서 받거나, 유학과 관련된 지식을 얻으려고 통신사 일행이 머무는 객사를 찾아 필담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그래서 이번 9박 10일간의 탐방에 있어서 가장 기대가 컸던 관심사가 조선통신사가 머물렀다는 객사였다. 이 객사와 관련해서 후쿠야마 번에 위치한 후쿠젠지가 탐방이 끝난 지금까지도 아직 눈에 선명하다. 무엇보다 후쿠젠지가 더더욱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1-3일차 날씨가 계속해서 흐리고 비가 왔다면, 후쿠젠지를 방문한 그 날만큼은 햇살이 따뜻했고, 객사를 입장함과 동시에 당시 조선통신사의 정사였던 조태억이 종사관 이방언으로 하여금 쓰게 했다는 ‘일동제일형승’ 편액이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장관과 함께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경치를 바라봄과 동시에 여기저기서 나오는 놀라움은 당연했으며 ‘일동제일형승’이라는 내용에 걸맞게 모든 것들이 아름다웠다. 당시 조선통신사 정사 조태억, 종사관 이방언이 바라보던 풍경을 현재 내가 같은 위치, 같은 장소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보람 있는 경험이었으며 실제로 일본하면 도쿄, 오사카를 떠올리는 한국인 관광객들로 하여금 이 후쿠젠지를 꼭 소개시켜주고 싶다.

지쇼인(5조 팀사진)/지쇼인에서의 탐방을 마치고 잠깐의 자유시간 동안 팀끼리 찍은 사진.

또한 이번 탐방을 통해서 나는 일본의 세심함에 놀랐다. 거리 곳곳에 위치한 신호등에는 확성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초록불로 바뀔 때마다 일정한 간격으로 초록불임을 알려주는 신호가 승용차로 하여금 안전 운전을 하게끔 유도했다. 또한 우리가 지나가는 거리에는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했다.

이번 9박 10일간의 대학생 新조선통신사는 과거 선조들이 일본을 보면서 무엇을 보고, 듣고, 느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며 뿐만 아니라 이번 탐방이 나로 하여금 일본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물론 일본에 대해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었던 좋은 계기였다. 그렇다고 이번 탐방을 통해서 일본이 좋은 이웃 나라라는 것을 피력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잠시 내려두고, 일본 그 자체를 바라봤을 때 내가 느꼈던 점을 말하고 싶었으며, 이번 탐방을 통해 일본을 살펴보고 더 나아가 현재 한국과 일본 양국 간의 외교관계를 다시 한 번 살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