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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후기

김소희 (영남대학교 교육학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진 일본에 대한 인식은 다소 부정적이다. 나또한 조선통신사를 가기 전, 민감한 한일과의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 다음부터 알면 알수록 부정적으로 바뀌어 나갔다. 이번 탐방을 통해서 느낀 점을 간략히 말하자면 단편적인 부분으로 인해서 장편적인 역사를 보는 방법을 잊고 살아가면 안 된다고 생각을 했다. 아마 그 장편적인 역사의 일부분이 ‘조선통신사’인 것 같다. 지금부터 내가 느꼈던 장편적인 조선통신사의 현대판, 新조선통신사를 통해본 나의 길을 말하고 싶다.

쓰시마에서 따뜻함을 느끼다

쓰시마는 길을 구불구불하다. 쓰시마는 제주도의 2분의 1이지만 제주도보다 해안선은 그 두 배라고 한다. 도로를 개발할 법도 하지만 쓰시마 사람들은 쓰시마가 가진 것들을 잘 보존할 수 있으면 이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들었다. 조선통신사를 맞이하기 위해 했던 배가 정박하던 오후나에, 수선사의 최익현 선생 순국비, 머물던 숙소에 강가 옆 부분에 그려져 있던 조선통신사의 행렬도 그림을 보면서 그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려던 쓰시마 사람들의 따스한 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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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가도 사진. 조선통신사가 지나갔을 뿐인데 길을 다시 재정비하고 역사로 기록하기 위해서 비석까지 세운 일본인들의 정성에 감동을 받아 찍은 사진.

히코네에서 배려를 느끼다

히코네는 조선통신사가 짧게 머무르던 곳임에도 불구하고 조선인가도, 소안지를 갔을 때 나는 너무나 감동했다. 지나만 갔을 뿐인데 ‘조선인가도’라는 이름을 붙이고 비석을 새겼다. 그 비석 주위에는 조선통신사와 관련된 박물관이 있다. 교수님께서는 아마 조선통신사가 길을 지나가기 쉽게 길을 재정비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하셨다. 다음으로 간 소안지에서 스님께서 유교를 믿는 조선인을 위해서 조선통신사 정사가 왔을 때 예전의 스님들이 불상을 가렸다고 말씀해주셨다. 자신들이 믿는 종교를 다른 사람이 믿는 종교를 위해서 이렇게 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 두 가지의 경우를 보면서 나는 그 시절의 국적과 종교를 뛰어넘은 배려를 보았다.

다카쓰키에서 대화의 중요성과 존중을 느끼다

다카쓰키에 가면, 에도 후기의 유학자 아메노모리 호슈 선생의 기념관이 있다. 실제로 조선을 경험하고 조선어학습에 힘쓴 걸로 유명하다. 기념관에 가기 전에도 많은 표지판을 볼 수 있는데 그 밑에는 일본어뿐만 아닌 정성 가득한 한글 손글씨가 밑에 적혀 있다. 제술관 신유한과의 대화에서 호슈 선생의 조선 문집에 왜인이라는 말을 자꾸 사용하는데 왜인이라고 하지 말고 일본사람이라고 불러달라고 하자 신유한도 조선을 중국과 동등한 나라로 존경해 줄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조선어 학습과 신유한과의 대화한 부분을 통해서도 싸운 뒤에도 끊임없는 대화로 서로 앙금을 풀려 했던 노력 등을 볼 수 있었다. 지금의 호슈 기념관을 보면서 그 당시 조선과의 관계를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는지와 지금 新조선통신사로 온 우리를 반겨주던 기념관 담당 선생님을 보면서도 얼마나 우리를 존중해주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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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젠지. 내 표정에서 느껴지는 행복함, 실제로 조선 통신사가 가장 아름다웠다고 극찬했던 곳.
지금은 가깝고도 먼 일본이지만 조선통신사에서 본 일본은 멀고도 가까운 사이였다. 그 당시 일본이 어마어마한 돈을 조선통신사에 지원하면서 조선을 얼마나 존중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잘 보존된 그 모습을 보면서 고마웠다. 반대로 한국민단에서 재외동포들에게 한, 귀무덤을 통해서 조선인에게 한 일본의 악행을 보며 화가 나고 울컥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과거의 ‘조선통신사’가 지금 한국-일본의 끊임없는 합의를 거쳐서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에 지정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 속에서 서로의 해석이 다른 부분을 끊임없이 대화하는 ‘과정’을 중요시 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다시 한국과 일본이 “통”할 날이 오지 않을까? 후쿠젠지라는 절에 가면 서있을 때는 아름다운 풍경이 보이지 않지만 조금 낮추면 그 풍경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이번 조선통신사의 길을 가면서 이렇게 “낮추면 보인다!”라는 말과 같이 나의 인생에서 많은 역사적 메시지를 던졌고 인생을 살아가는 법을 배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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