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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후기

김선우 (한양대학교 사학과)

지난 12월 13일부터 22일까지 일본에서 진행된 ‘대학생 신조선통신사’는 단순한 탐방의 의미를 넘어, 한일 양국의 평화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소중한 여정이었다. 본 여정에서 한국과 일본 사이에 조선통신사라는 평화로운 교류의 역사가 있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으며, 이것이 양국의 역사를 이어주는 접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조선통신사를 통해 이뤄진 조선인과 일본인의 문화 교류를 신조선통신사로 현재에 재현함으로써, 앞으로 한일관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대학생 신조선통신사는 단순히 과거 조선통신사를 기억하거나 재현하는 것을 넘어, 미래의 한일관계에 있어 새로운 대안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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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카타를 입은 조별 사진 : 일본 문화를 체험하는 것은 낯설면서도 흥미로운 기회였고, 이를 통해 9박 10일간 동고동락했던 조원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9박 10일간의 여정에서 느낀 조선통신사의 의미는 단순히 지나간 과거에 국한되지 않았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7년간의 전쟁을 끝내고 재개된 조선통신사는 조선과 일본 사이에 200년간 전례 없는 평화의 시대를 열었으며, 이는 현재의 양국이 학술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 2016년 1월 한국과 일본은 공동으로 조선통신사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신청했으며,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공동연구 및 학술포럼을 개최해왔다. 이처럼 조선통신사는 학문적으로 한일 양국의 협력의 장을 열어줌으로써 한일 양국 역사의 접점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조선통신사가 비단 과거뿐만이 아닌, 현재까지도 한일 관계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또한 조선통신사가 정치적 교류임과 동시에 문화적 교류였다는 점에서, 신조선통신사는 과거의 역사를 현재에 재현한다는 의의를 가진다. 실제로 여정중 방문한 많은 사적들에는 조선통신사 일행과 일본 문인들의 교류에 관한 미담이 전해지고 있었고, 그와 관련된 서화들이 보관되어 있었다. 학문적 영역과 예술적 영역에서 양국이 주고받은 영향력은 평화롭고 우호적이었으며,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잘 보존되어있는 서화들은 현재 우리에게 과거의 평화로운 문화적 교류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문화적 교류는 조선인과 일본인들 간의 우호와 친근감을 의미했고, 양국은 이를 통해 200년간의 평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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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노 교수 강연 : 한일 관계에 대한 상대방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한국과 일본의 입장차를 확인할 수 있었던 뜻깊은 강연이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12월 19일에 있었던 시즈오카 대학생들과의 교류회는 문화적 교류를 통한 우호 증진이라는 조선통신사의 의미를 현재에 재현하는 것이었다. 한국과 일본의 대학생들은 교류회를 통해 서로의 문화를 체험하고 소통함으로써, 서로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는 국익이라는 측면에서 경쟁하고 대립하는 한일관계가 아닌, 서로에게 공감하는 친구로서의 관계가 형성되는 순간이었다. 이와 같이 조선통신사를 현재에 재현하는 것은 한국인과 일본인이 소통하는 문화 교류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며, 이는 인간적 교류와 대화를 통해 서로에 대한 선입견과 오해를 벗겨낼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문화적 교류를 통해 한국인과 일본인들은 서로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으며, 이를 위한 교류의 장이라는 점에서 신조선통신사는 미래 한일관계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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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의 이토 칸타는 한국의 징병제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어렵고도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졌다. 어려운 대화였지만 서로에게 자신의 입장과 상황을 설명해 줌으로써 한일 양국이 생각하는 서로에 대한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 출신 역사학자이자, 미국 하버드 대학 역사학 교수였던 이리에 아키라(入江昭, 1934~)는 자신의 저서 『역사가가 보는 현대세계』에서 ‘공유할 수 있는 역사’는 국제적 연계를 밀접하게 만들어줄 수 있으며, 문화를 통해서 형성된 ‘국경을 초월한 학생들의 네트워크’는 평화와 개혁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조선통신사는 한일 양국이 평화와 교류의 역사로서 공유하고 협력하는 주제로서의 역할을 함으로써 양국 역사의 접점을 만들었다. 또한 대학생 신조선통신사는 한국과 일본의 학생들에게 문화교류의 장을 마련해 줌으로써, 서로에 대한 선입견을 벗고 인간적이고 우호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해 주었다. 이렇듯 대학생 신조선통신사는 과거의 조선통신사를 기억하고, 현재 평화의 관계를 재현함으로써, 미래의 한일관계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발전적 의미를 지닌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지난 10일간의 여정은 단순한 탐방을 넘어, 앞으로 한일 간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작은 발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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