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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후기

김명종 (경북대학교 경영학부)

예로부터 ‘이웃’이란 단어는 따뜻하고 정을 느낄 수 있는 단어라고 여겨왔다. 하지만 요즘 이웃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도 층간 소음, 주차 논쟁으로 서로 간에 분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꼭 개개인뿐만 일까? 안타깝게도, 국가의 측면에서 본 대한민국은 이웃인 중국과 일본, 두 나라 모두와 분쟁을 겪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일본과는 위안부 문제, 독도 영토 분쟁 그리고 역사 왜곡과 같이 여러 분쟁들은 각 국가의 입장만을 내세운 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일본과의 ‘마음의 門’을 닫아버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일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대학생 新조선통신사’의 통신단을 모집하는 것을 들었다. 나는 그동안 이해가 되지 않았던, 아니 솔직하게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던 이웃 나라인 일본을 이해해보기로 나 자신과 약속하며 지원하게 되었다. 그렇게 일본으로 향한 9박 10일간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사실 “조선통신사가 다녔던 길을 되밟아가는 여정이 무슨 의미를 가져올까”라는 의문을 가진 채 부산에서 일본으로 향했다. 이 의문은 첫 여정지인 쓰시마 섬에서부터 차츰 풀리게 되었다. 그곳에 있는 한국 전망대와 시내를 관통하는 이즈하라 하천의 난간에는 조선통신사의 행렬도가 그려져 있었다. 이렇게 과거 조선통신사를 환대했던 쓰시마 섬은 예나 지금이나 현재의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쓰시마 시장과 시의원들이 바쁜 와중에도 ‘新조선통신사’를 맞이하러 와주었다. 이로 하여금 과거의 조선통신사들이 어떤 감정이었을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고마웠다. ‘불구대천지원수’인 일본에게 이보다 더한 접대를 받은 과거 조선통신사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내가 느끼고 있는 것과 같을까. 이는 마냥 가볍게만 시작했던 마음에서 나라를 대표해서 온 외교관과 같이 행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들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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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시마 섬 곳곳에는 한국에 대한 애정을 볼 수 있다. 쓰시마 시내를 관통하는 이즈하라 하천 주변을 잇따라 있는 난간에는 조선통신사 행렬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일본에서 쓰시마를 시작으로 민간 외교관인 30명의 新조선통신사는 에도까지 조선통신사의 행적을 따라갔다. 여기서 과거 사료에서 볼 수 있었던 조선통신사를 위한 극진한 접대 이외에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었다. 현재까지 약 300년 전에 받은 조선통신사로부터 받은 시나 그림을 지극정성으로 보관하고 있는 스님들. 어느 누구보다 조선통신사에 애정을 쏟고 연구하고 있는 일본의 민간단체들. 그리고 한국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본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일본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그 마음에, 단순히 고맙다는 감정을 넘어 감동을 받았다. 아마 과거 조선통신사도 이와 같은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나는 여기서 생각해보았다. 과연 일본에서 우리나라에 민간외교 단체를 꾸려서 온다면, 新조선통신사가 받았던 따뜻한 관심과 환대를 줄 수 있을까? 지금 우리는 일본에 너무 귀를 막고, 선입견을 품은 채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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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와 4조가 연합하여 ‘新조선통신사 한일관계를 찾아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를 진행해나가면서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다.
이를 해결 위한 조금의 실마리를 이번 여정에서 찾을 수 있었다. 역사는 단순히 과거가 아니다. 영국의 역사학자인 E.H.Carr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대학생 新조선통신사 기획의 핵심을 가장 잘 대변하는 문장이라 생각한다. 과거 조선통신사의 행적을 되밟으면서 현재와 끊임없는 대화를 했다. 이를 통해 나를 포함한 30명의 민간 외교관으로 이뤄진 新조선통신사는 일본에 대해 ‘마음의 門’을 열게 되었다. 이러한 ‘열린 마음’은 과거 조선이 임진왜란 이후 원수였던 일본에게 200년간 지속할 수 있었던 외교의 첫 발걸음의 원동력이었다. 이 여정을 통해서 과거 조선통신사의 자세를 배울 수 있었듯이, 더 나은 한일 관계를 위해서 국가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양국의 진솔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교류의 場’이 필요한 때이다. 끝으로, 나를 포함한 30명의 민간 외교관은 대학생 新조선통신사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이처럼 9박 10일간의 여정은 내게 있어 일본 그리고 30명의 사람과의 관계에서 이웃을 진정 ‘이웃’답게 느낄 수 있는 ‘마음의 門’을 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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