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번 탐방을 떠나기 전, 참가의미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제 인생의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찍고 싶습니다.” 누구나가 얻을 기회가 아닌, 정말 흔치않은 기회였기에, 단순히 여행이나,답사에 그치지 않고 제가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꺼내어 볼만한 기억을 만들고 싶어서 이렇게 대답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탐방이 종료된 지금 시점에서 과연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였는가? 에 대한 저의 답변은 주저하지 않고 “예”입니다. 여행이 끝난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지만, 마치 꿈인 듯 한편의 동화를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 정도로 저에게는 신 조선통신사의 매 순간순간이 소중했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사실 처음에 이 프로그램을 신청했을 때만 하더라도 단순히 조선통신사가 갔던 길을 따라가고 조선통신사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그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그 정도로 조선통신사라는 주제는 생소했고 현실과 동떨어진 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에서 보내주신 책자나 커뮤니티의 자료를 읽고 손승철 교수님의 책과 강연을 접하고 난 뒤 결코 조신통신사라는 테마가 우리의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충분히 현재의 우리에게 큰 메시지를 가져다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여정이 하루하루 흘러가면서 더욱더 확신에 찼습니다. 쓰시마를 시작으로, 일본 본토에 남아있는 통신사의 흔적과 사료들을 접해 가면 갈수록 얼마나 대단한 행렬이었으며 역사적인 걸음이었는지에 대해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비록 쾌속선을 타고, 고속버스를 타고, 신칸센을 타고 이동을 하였지만, 얼마나 긴 여정이었고 무거운 책임을 가졌을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마 세계적으로 살펴보아도 이러한 평화적 행렬이 지속되었다는 것은 세계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 통신사의 역할을 8박 9일이라는 적당한 기간에 마치 연극의 한 배역을 맡은 듯 저희 30명 한명 한명이 통신사의 구성원이 되어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이 앞으로 다시는 느끼지 못할 경험이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또한 이번 일정을 소화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일본이라는 나라입니다. 사실 우리에게 일본은 영원한 숙적이자 절대 용서하지 못할 짓을 한 나라입니다. 이는 지금도 변함이 없고 시간이 아무리 흐른다고 해도 역사의 오점이 사라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일본의 시스템이나 국민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는 칭찬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적인 예로 8박9일간 일본을 여행하면서 길거리에 쓰레기가 단 한 개도 보이지 않았다고 하면 증명이 될까요? 우리와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시골이건, 도시건 간에 구멍가게라 할지라도 그 종업원이나 오너들의 마음가짐이 참으로 본 받을 만 했습니다. 아주 잠깐 스치는 인연이라 할지라도 정말 정성을 다해 인사하고 접대하는 모습을 보고 특히 경영학을 배우는 학생으로서, 깨달음을 얻을 정도였습니다.
왜 일본이 특히 80년대에 세계최고의 반열에 올랐는가? 에 대해 사실 이론적으로나 기술적으로는 많은 서적이나 매체 등을 통해서 충분히 알고 있었습니다만, 가까이서 그 말단에 있는 직원들조차 정성을 다하는 태도를 보고는, 불과 수백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웃나라이지만 이토록 다른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이번 기회를 통해 일본이라는 나라를 직접적으로 느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의 대한민국으로 돌아와서 일상을 하고 있는데, 평소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입니다. 거리의 청결도,종업원의 태도,공중화장실 상태…. 그리고 앞으로의 새로운 기성세대가 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조금은 답을 찾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저의 인생에 있어서도 하나의 나침반으로서의 역할을 이번 ‘신 조선통신사’의 경험이 하지 않을까 싶고, 다시 한번 이런 기회를 주신 조선일보와 외교부에 감사드리며 8박 9일간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해준 30명의 동료들, 손승철 교수님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