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외교부가 함께한 ‘대학생 新조선통신사’ 행사는 과거 조선통신사의 행적을 따라 밟으며 평화와 성신지교의 자세를 배우고, 앞으로 우리 대학생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해야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해주었다. 내가 이번 행사를 통해 가장 크게 배운 것은 평화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픈 역사에 대한 사과와 이해, 조선통신사 1년의 여정과 일본의 극진한 대접이 있었기에 한국과 일본은 250년간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250년간의 평화가 계속 지속될 수 없었던 이유는 일본에 대한 조선통신사의 편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우리보다 문화 수준이 낮을 것이다, 일본은 우리보다 미개할 것이다, 일본은 야만적이다.’라는 생각을 이미 가진 상태에서 어떻게 그들을 이해하고 다가갈 수 있었겠으며, 어떻게 지속적이고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겠는가. 이는 지금의 한일관계에도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관계는 50:50에서 시작한다는 손승철 교수님의 말씀을 잊을 수 없다. 상대를 배려하고, 나와 같은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한일외교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의 시작일 것이다.
배광웅 오사카교육대 교수님과 한국 대사관에서 일하고 계신 재일코리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헤이트 스피치’(혐한)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한 상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일 양국의 노력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교과서에 대한 논란이 많다. 미래의 외교관, 글로벌 인재들이 보는 것이라 생각하고 양국의 교과서는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해야할 것이며 국제이해교육과 다문화 공생교육을 활성화 해야할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한국과 일본은 서로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면서도 어려운 관계이다. 일본 학생들과의 교류(교토조형대학, 오사카교육대학)에서도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우리는 짧은 일본어와 몸짓으로 웃고 서로의 취미와 꿈을 이야기하며 양국의 문화를 이해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런 시간이 있기에 앞서 우리 신조선통신사 학생들은 매일 밤늦게까지 혹시나 언급될지 모를 민감한 한일역사문제에 대해 공부하고, 예상질문에 대한 답변을 대비해야했다. 우리의 작은 말실수가 일본학생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다행히도 교류활동은 원활히 진행되었으며, 일본학생들도 우리가 어색해하지 않도록 말도 많이 걸어주고 따뜻하게 대해줬다. 나는 이러한 작은 부분에서부터 우리가 참 불편하고도 가까운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신조선통신사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바로 다음날, 한일전 축구경기가 있었다. 일본선수와 한국선수가 몸을 부딪치고, 한일응원석에서는 평소 경기보다 더 큰 고함과 눈물이 터져 나왔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다른 경기는 몰라도 한일전만큼은 꼭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그들 중에 한일 역사와 외교관계에 대해 객관적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과거 한일 평화를 위해 애썼던 조선통신사와 일본의 노력을 기억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는 한일 평화를 위해서 우리 모두가 성신교린의 정신을 다시 일깨울 필요가 있으며, 이번 대학생新조선통신사가 그 첫걸음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한일 교류 행사가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