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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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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의 여정을 통해 본 평화의 가능성

 

얼마 전 뉴스에서 안타까운 사실을 접했다.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심의회에서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부분이 담긴 교과서를 승인하였고, 검정이 통과된 교과서 중에 조선통신사와 관련된 한일교류의 기록을 축소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한일 양국의 악감정이 고조되는 상황일수록 과거 선조들이 현명하게 대처해나간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으며, 현재 상황을 유연하게 풀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분명 그 해답은 이번에 답사하였던 조선통신사의 흔적을 통해 살펴볼 수 있었으며, 당시 조선통신사를 통한 양국의 우호 관계를 돈독히 하였음을 우리는 현장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조선통신사들이 남긴 평화의 행렬 속에서 통신사 일행들은 많은 유물과 유적을 남겼고, 이 중 333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일 양국의 교류 속에서 탄생하게 된 수많은 문화유산은 현재를 다시 되돌아보며 미래지향적인 방향을 만들어나가도록 해답을 주고 있다. 5회 대학생 신조선통신사 참가자 25명은 그것을 직접 몸으로써 발로써 현장을 답사하며 그것을 확인하였고, 악화된 현 상황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음을 확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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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노모리 호슈 기념관에서 한일우호 관계를 돈독히 하였던 호슈 선생님의 정신을 느껴볼 수 있었다)

 

 

이번 여정 중 나에게 인상적이었던 곳은 두 곳이었다. 미미즈카와 히로시마 원폭현장이다.

임진 전쟁과 19~20세기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역사를 되돌아볼 때, 전쟁을 일으킨 주체는 소수의 권력층이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희생되었던 사람들은 평범한 민중들이었고, 그들의 죽음은 전쟁의 승리를 위해 정당화되었다. 조선인들의 귀와 코를 잘라간 후 일본 교토에 무덤을 만들었던 미미즈카(귀무덤), 2차 세계대전 속에 원폭으로 도시가 초토화된 히로시마를 답사하면서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었고, 전쟁이라는 참혹함을 다시 반복하지 않아야 함을 느낄 수 있었다. ‘대학생 신조선통신사는 단순히 조선통신사의 행렬만을 답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가 보고 느껴야 하는 중요한 역사적인 공간을 답사하였고, 그런 역사의 참혹함을 보여주는 곳에서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89일간의 여정을 다녀온 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이번 여정을 통해 일본과의 관계는 조선 후기 조선통신사를 파견하여 우호 관계를 돈독히 할 때처럼 돌아갈 수 있을지 고민해보았다. 한일 간의 관계가 최악으로 흐를지, 우호 관계 속에서 평화를 갖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현 상황을 방관하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조선통신사들의 행렬을 따라가면서 보았던 유물 한 점 한 점이 가지고 있는 평화의 의미를 우리는 유심히 확인하였기에, 각자의 일상 속에서 한일 간의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생각하며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백범 김구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 나라에서, 우리 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 나의 소원

 

백범 김구 선생님께서는 문화의 진정한 가치를 알고 계셨으며, 문화를 통해 진정한 세계의 평화를 실현하도록 하셨다. 독립운동에 헌신하시면서 우리나라 문화와 얼을 지켜나가고 진정한 자주독립을 이루고자 원하셨던 백범 선생님께서는 나의 소원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진정한 세계평화를 우리나라로 말미암아 실현되기를 간절히 원

 

하셨다. 한국이 분열되고 이웃 나라와 갈등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아름다운 문화를 배양하여 평화와 화합을 꿈꾸기를 원하셨음을 볼 수 있었다. 나는 이번 답사 속에서 항상 백범 선생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인류의 평화가 깃들기를 간절히 기원했었다.

 

 

수천 년의 역사 속에서 국가의 존망은 전쟁과 평화에서 갈렸다. 전쟁을 통해선 한 국가만이 살아남게 되지만, 평화를 통해선 양 국가가 모두 살아남는다. 그 선택은 국가의 주권을 가지고 있는 우리들의 결정에 따른다. 조선통신사가 걸어온 길. 21세기에 우리는 다시 재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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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대학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낸 이후 찍은 사진이다. 한일 양국의 학생들이 이처럼 화목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서로의 생각을 존중해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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