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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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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회복을 바라는 마음에서

 

일본의 문화, 생활 등 소위 여행에만 관심이 있었지 일본사와 한국사에 얽혀있는 가슴 아픈 역사에 관해서는 고등학생 때 배운 내용이 내 머릿속에 전부였다. 그래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 우리가 떠안고 있는 과거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되는지에 중점을 두고 나는 우리의 집결지 부산역에서 출발했다.

 

오랫동안 역사 공부에 손을 놓고 있던 내가 잘 따라갈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5회 대학생 조선통신사는 부산-시모노세키-히로시마-도모노우라-오사카-교토-시가-하코네-나가하마-시즈오카-하코네-도쿄 89일간 여정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 400년 전 우리의 선조들이 걸었던 왕복 4,000km 9개월이 소요된 여정을 짧은 기간 내에 살펴보자니 빡빡하고, 7월 중순이라 상당히 더운 날씨가 우리를 지치게 했지만 조선 국왕의 국서 전달이 목적이었던 그들이 그 길을 걸어서 이동했다는 생각에 더욱 힘을 냈다.

 

1598년 왜란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죽음을 끝으로 서막을 내렸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조선과의 우호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 손을 내민다. 당시 조선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속을 알 수 없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도 그럴 것이 동국신속삼강행실도의 김씨참두, 이씨단지를 통해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었고, 왜구들의 잔혹함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하지만, 대마도번의 주 교역대상은 조선이었고, 자신들의 생사에 관계되자 국서위조라는 일을 저지른다. 하지만, 대마도번주의 국서위조 사건이 없었다면 과연 어땠을까. 우리는 평화의 300년이 아닌 또 다른 갈등의 역사를 교과서를 통해 배웠을 가능성이 높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부탁을 조선 국왕이 받아들이고 12차례의 조선통신사를 파견하면서 양국간 평화를 이루어냈다. 12차례의 조선통신사 일행은 일본의 정비된 도시 환경과 풍요로운 국민 생활상을 목격하면서 어떤 생각에 잠겼을까. 그들은 칼을 찬 자들이 지배하는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국가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그에 비해 지금 일본은 경제대국이다. 비록 사라진 20이라 하여 정체되어있다 하더라도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부흥한 나라임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도 대국으로 성장하기 위해 과거 우리의 선조들이 이루어낸 평화의 역사를 후손들에게 이어져가게 하고, 서로를 멸시하지 말고 충분한 대화를 통한 관계 구축이 필요로 된다. 신뢰를 통하고자 했던 조선통신사처럼 그들과 같은 뜻으로 일본을 바라보았으면 한다. 그 옛날 신유한아메노모리호슈의 사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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