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충남대학교 공대에 재학 중입니다. 공대생인 만큼 국사와의 교집합은 매우 적었지만 국사 시험을 보는 ROTC 준비를 하며 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마침 선배님으로부터 이번 대학생 신(新) 조선통신사 행사에 신청해보라는 말씀을 들었고, 열심히 신청서를 작성하여 이 행사를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도 적지 않았습니다.
‘적당히 하면서 여행하는 마음으로 시간 보내고 오면 되겠지.’ 매우 안일한 생각이었고, 이번 행사의 취지를 완전히 무시하는 생각이었다는 것을 부끄럽지만 오리엔테이션 하는 날이 되어서야 깨달았습니다. 오리엔테이션 날 강의를 듣는 도중 강원대 손승철 교수님께서 질문하신 것이 아직도 생각이 나는데, 교수님께서는 “조선의 외교 정책은 무엇인가?” 라고 물으셨습니다. 그러자 성신지교라고 바로 답하는 학생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역사에 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저는 이런 간단한 질문조차 당황스럽고 어려웠습니다.
그때 느낀 것이 ‘나는 남들만큼 아는 것이 없으니깐 가서 배우면 되지 라는 생각이 아니라 남들만큼 모르니깐 열심히 공부해서 가자!’ 였습니다. 마침 제가 편성된 2조는 학구열이 넘쳐나는 분들로 구성되어 계셔서 일본 학생들과 교류를 위해서 말할 거리, 일본의 여러 문화들을 조사해 가자고 하셨습니다. 집에 도착한 저는 일본에 관해 조사하고, 조선일보 측에서 보내준 책도 읽으며 조선통신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겼습니다.
대학생 新 조선통신사 탐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가장 많은 준비를 해간 일본 대학생들과의 교류였습니다. 과거에 조선통신사들이 문화를 전파했듯이 우리도 교토조형대학교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한국과 일본의 문화들을 간접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사전에 일본의 문화를 공부하고 갔던 만큼 일본 대학생들과 나눌 이야기가 훨씬 많았는데 주로 나눈 이야기들은 K-POP과 취미, 음식들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의사소통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가벼운 내용들로 대화를 했지만 한국에서 친구들끼리 나누던 사소한 일상 이야기들이 일본 학생들과 나누면 문화교류가 된다는 것이 새롭고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또한, 조선통신사가 했던 일들을 사소하게나마 재현해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처음엔 히로시마 같은 조선 통신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곳을 방문할 때마다 왜 이곳을 방문할까 궁금했었습니다. 그러나 일본 대학생들과 교류를 하고나서, 이 행사가 단순히 조선통신사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들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정신을 이어받는 것이 이 행사의 목표라고 생각하니 탐방의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이 대 성공적이었던 만큼 대학생 新 조선통신사 행사가 이번으로 끝나지 않고 쭉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