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주 (3회, 전남대 국제학부 4학년)
통신 : 두 나라가 서로 신의[信義]를 통하여 교류한다.
“막부 쇼군에게 조선 국왕의 국서를 전달한 통신사 사행은 대개 6개월~1년(평균 9개월)이 소요됐다. 그들은 방문하는 곳마다 서화·시문 등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그것이 화려한 행렬도가 그러진 병풍·회권·판화 등의 형태로 전해진다. 또 그들은 귀국 후 일본에서 겪은 일들을 여러 형태로 남겼다. 이는 「해행총재(海行總載)」라는 견문록으로 엮어져서 당시 두 나라 간의 외교적인 역할 및 문화교류의 실상을 보여준다.”
최근 조선통신사의 기록물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따라서 유적지에 방문하여 조선통신사 관련 유물을 봤을 때의 기분이 남달랐던 거 같다. 일반인에게 쉽게 공개되지 않는 자료를 볼 수 있었고 그 유물·유적과 더불어 조선통신사 연구를 오래 해 오신 손승철 교수님의 강의를 함께 들을 수 있어 더욱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10일 간의 대학생 新조선통신사 일정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오사카에서의 한일학생교류회이다. 한국 학생들과 일본 학생들이 만나 서로 팀을 이루고 주제를 정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정말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 일본 학생들을 만나기 전에는 의사소통에 대한 어려움, 문화 차이에 대한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일본 학생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런 걱정은 싹 사라지게 되었다.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아도, 문화가 달라도 ‘친구’가 될 수 있다,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벅찬 감동이었다. 우리는 3시간 정도의 짧은 만남을 아쉬워하며, 사진을 함께 찍고 연락처를 주고받으면서 언젠가 다시 만날 내일을 약속하였다.
오사카, 한일학생교류회 단체사진
대학생 新조선통신사는 일본 쓰시마-시모노세키-히로시마-후쿠야마-오사카-교토-시즈오카-하코네-도쿄를 거치며 옛 조선통신사의 발자취를 따라 답사를 진행하였다. 방문하는 유적지마다, 거쳐 가는 도시마다 17세기 우리 선조들이 지났던 길을 그대로 밟아가면서 조선통신사의 고된 여정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옛 조선통신사들의 여정이 고되기만 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생 新조선통신사로 전국 25개 대학의 학생들이 모여 10일 간의 일정을 함께 하고, 오사카에서 일본 대학생들과 교류회를 통해 친구가 되어 보니 옛 조선통신사에게도 험한 바다를 헤쳐 가며 쓰시마에 도착하여 에도까지 올라가는 길 중에는 동료애뿐만 아니라 문화교류의 장, 국경을 넘어선 우정이 함께했을 것이다.
조선통신사의 여정을 따라 과거의 선조들이 남기고 간 역사적 흔적들을 되짚으며 많은 것을 보고 느낀 의미 있는 10일을 보냈다. 대학생 新조선통신사로써 앞으로 어떠한 역사의식을 가져야 하는지, 한·일 양국의 관계는 어떠한지, 미래에는 어떠할 것인지 까지 폭넓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또한 한·일 양국이 지향해나가야 할 ‘평화와 선린 우호’의 정신에 대해서 배우고 개인적·사회적으로 실천 가능한 방향에 대해서도 학습할 수 있었다. 대학생 新조선통신사의 일원으로 파견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고, 나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